Only 15 percent of Cheorwon residents were able to come back. Many fled to the North during the war, and those who returned from the South could not live in the depleted old town because it was located inside the Civilian Control Zone. Only the daytime farming was allowed. The South Korean government announced the land reform law in 1957, which would compensate the land claimed by owners and distribute the unclaimed land to those who wished to cultivate. With this measure, a large number of tenants from around South Korea could come and have their own land. Starting from 1959, they were able to move inside the CCZ and build a village after getting a permission. In 1972, a large-scale “reunification village” was built with strong government support as a showcase to win in the psychological warfare with North Korea. To farmers, rice became their lifeline for raising their children and dreaming their futures.
The revitalization of rice farming in the DMZ area brought out one very distinctive change in Cheorwon: the increase in number of cranes, an endangered species, coming to inhabit or rest during the winter. This is perhaps a most interesting and unexpected entanglement among migratory birds, the land, rice, and residents. Cranes came to eat unharvested grains with little human intervention. This made Cheorwon known for cranes, attracting more and more tourists and conservationists. Korea’s 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began to count and analyze the number of cranes coming every year. Famers were willing to and encouraged to leave more grains unharvested in the field. The political economy, sparked by rice and cranes and tourists, has also changed the landscape of Cheorwon with new buildings and roads.
This is a feature of the Anthropocene on the Korean peninsula. It is still surrounded by powerful (if not old-style imperial) countries, still divided by ideologically polarized political regimes, and yet still lived by terrestrials – humans and nonhumans. Though multiple histories are drifting in and out, these terrestrials are undrifted, coping with both existential opportunities and risks on the earth.
정전 협정 이후, 철원으로 돌아온 인구는 이전 인구의 15%에 불과했다. 많은 이들이 전시에는 북한으로 피난을 갔고 이중 일부는 남하했지만, 철원은 민간인 통제구역에 속해 있어 쇠락해 버린 이곳에서 생활을 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당시, 철원에서는 주간 경작만이 허용되었다. 한국 정부는 1957년 토지 개혁을 발표하여, 철원 지역 농지 소유주들의 토지를 보상했고 주인이 없는 농지는 경작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분배했다. 이런 조치로 전국에서 소작농들이 와서 농지를 불하 받고 경작할 수 있게 되었다. 1959년부터 이들은 민간인 통제 구역으로 이주할 수 있었고 허가를 받아 촌락을 구성하기도 했다. 또한 대북 심리전에서 우위를 확보할 목적으로, 한국 정부가 선전의 일환으로 펼친 강력한 지원 덕분에, 1972년에는 대규모의 “통일촌”이 형성되었다. 이제 이곳의 농민들에게 쌀은 자녀를 양육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생명선이 된다.
비무장지대에서 벼농사가 복원되면서 철원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두루미 개체수 증가이다. 두루미는 멸종위기종으로 겨울이 되면 서식지를 찾아 귀환한다. 이는 필시, 철새, 논과 벼, 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난 가장 흥미롭고 예상치 못한 방식의 얽힘이다. 두루미는 인간의 개입이 거의 없이 수확 후에 남겨진 곡식 알갱이를 먹는다. 이처럼 철원이 두루미의 고장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철원을 찾는 관광객과 환경운동가의 수가 늘었다. 또한 한국국립생태원은 매년 귀환하는 두루미의 개체수를 세고 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에 농민들은 일부러 수확하지 않고 기꺼이 곡식 낟알을 더 남겨 두기도 하며 농민들의 이러한 행동은 장려되어 왔다. 벼와 두루미, 관광객이 촉발한 이와 같은 정치 경제는 신축 건물과 도로로 알려졌던 옛 철원이 아닌 완전히 다른 풍경의 철원을 낳았다.
이는 한반도 인류세의 특징이다. 한반도는 여전히 열강(구래의 제국주의 형태는 아닐지라도)에 둘러싸여 있으며, 양대 이념의 정치적 대결 구도로 분단된 상태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지의 것들(terrestrials), 즉, 인간(humans)과 비인간들(non-humans)에 의해 살아지며 지탱된다. 밀려 들어오고 나가며(drifting in and out) 표류했던 역사들 속에서도, 대지의 것들은 지구에서 생존의 기회와 위험에 대응해 가며 표류를 거부하고 자리를 지킨다.
정전 협정 이후, 철원으로 돌아온 인구는 이전 인구의 15%에 불과했다. 많은 이들이 전시에는 북한으로 피난을 갔고 이중 일부는 남하했지만, 철원은 민간인 통제구역에 속해 있어 쇠락해 버린 이곳에서 생활을 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당시, 철원에서는 주간 경작만이 허용되었다. 한국 정부는 1957년 토지 개혁을 발표하여, 철원 지역 농지 소유주들의 토지를 보상했고 주인이 없는 농지는 경작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분배했다. 이런 조치로 전국에서 소작농들이 와서 농지를 불하 받고 경작할 수 있게 되었다. 1959년부터 이들은 민간인 통제 구역으로 이주할 수 있었고 허가를 받아 촌락을 구성하기도 했다. 또한 대북 심리전에서 우위를 확보할 목적으로, 한국 정부가 선전의 일환으로 펼친 강력한 지원 덕분에, 1972년에는 대규모의 “통일촌”이 형성되었다. 이제 이곳의 농민들에게 쌀은 자녀를 양육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생명선이 된다.
비무장지대에서 벼농사가 복원되면서 철원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두루미 개체수 증가이다. 두루미는 멸종위기종으로 겨울이 되면 서식지를 찾아 귀환한다. 이는 필시, 철새, 논과 벼, 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난 가장 흥미롭고 예상치 못한 방식의 얽힘이다. 두루미는 인간의 개입이 거의 없이 수확 후에 남겨진 곡식 알갱이를 먹는다. 이처럼 철원이 두루미의 고장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철원을 찾는 관광객과 환경운동가의 수가 늘었다. 또한 한국국립생태원은 매년 귀환하는 두루미의 개체수를 세고 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에 농민들은 일부러 수확하지 않고 기꺼이 곡식 낟알을 더 남겨 두기도 하며 농민들의 이러한 행동은 장려되어 왔다. 벼와 두루미, 관광객이 촉발한 이와 같은 정치 경제는 신축 건물과 도로로 알려졌던 옛 철원이 아닌 완전히 다른 풍경의 철원을 낳았다.
이는 한반도 인류세의 특징이다. 한반도는 여전히 열강(구래의 제국주의 형태는 아닐지라도)에 둘러싸여 있으며, 양대 이념의 정치적 대결 구도로 분단된 상태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지의 것들(terrestrials), 즉, 인간(humans)과 비인간들(non-humans)에 의해 살아지며 지탱된다. 밀려 들어오고 나가며(drifting in and out) 표류했던 역사들 속에서도, 대지의 것들은 지구에서 생존의 기회와 위험에 대응해 가며 표류를 거부하고 자리를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