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와 환경 위기에 대응하는 예술적 실천은 예술가 개인의 세계관과 미학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20세기의 예술운동은 집단적이고 제도적인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 실천이었다. 20세기의 예술운동은 예술계라는 환경의 산물이었다. 21세기 들어, 예술적 실천 및 비판은 일국의 사회문제를 넘어 지구적이고 인류적인 차원의 위기에 주목했고, 이에 대해 예술가, 예술기관, 기획자 들은 예술적 개입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하고 성찰하는 것을 책무로 삼았다. 이러한 예술적 개입은 그 자체 하나의 “프로젝트”로, 즉 전문가 네트워크와 협력, 대중들의 참여, 예산과 행정을 필요로 한다.
21세기 사회문제에 대한 예술적 개입은 특히 일국을 넘어 지구적 차원에서, 예술계를 넘어 통섭적인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예술가와 사회과학자, 엔지니어, 활동가가 함께 그러한 개입의 실천을 도모하고 구현하는 방식은 매우 보편화되었다.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개입은 새로운 형태의 지원 및 행정을 요구한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아젠다와 새로운 실천을 도모하지만 이것이 구현되는 양상은 조직적이고 제도적인 지원 체계에 달려 있다. 이 지원 체계는 예술적 개입의 한계와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활동하는 예술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기후변화 및 새로운 사회적 의제에 개입하는 예술가들이 당면하는 기회와 장애를 살펴보고 나아가 그러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구성되는 예술적 실천의 성격을 가늠해보고자 한다.